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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겨울에 따뜻한 집 찾기 (2)

필구, 임필구 2020. 12. 24. 00:54

(1)편에서는 일본에서 겨울에 따뜻한 집의 필수 조건을 알아보았다.

일본에서 겨울에 따뜻한 집 찾기 (1) - https://kana.tistory.com/m/35

일본에서 겨울에 따뜻한 집 찾기 (1)

12월이 되니 여기저기서 내년 4월 입사/입학 때문에 집을 찾는다는 소식이 들린다. 찬바람이 그대로 스며드는 대부분의 일본 주택에서 많은 유학생 및 외노자 여러분이 덜덜 떨며 지내실 것을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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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한 대로 (2)편에서는 내견 가서 따뜻한 집을 구별하기 위한 체크 포인트를 알아보겠다.

내견 체크 포인트

1.발바닥 첫인상 체크
2.실내 온도 체크
3.창가에 맺힌 물방울 체크
4.볼 수 있는 모든 집을 내견하기

(1)편에서 말한 1-8번 조건을 충족한다는 전제 하에, 내견의 체크 포인트는 핵심만 추리면 딱 이 네 가지로 수렴된다.

참고로 겨울에 따뜻한 집을 찾을 목적을 위해서라면 방 내견 시기, 이사 시기도 10월에서 3월까지 가을에서 겨울이 좋다. 맑은 날에 해가 잘 드는 낮 시간대에 방문하자.

1.발바닥 첫인상 체크

센스 있는 부동산들은 겨울에 내견을 하러 가면 알아서 손님용 슬리퍼를 준비해준다. 하지만 집의 단열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첫발은 슬리퍼를 신지 말고 내딛어 보자.

추운 바깥에서 집으로 들어왔을 때 발바닥에 처음으로 닿는 느낌이 냉골이라면? 당신의 발은 답을 알고 있다

[참고]바닥재의 종류도 발바닥 체감 온도에 영향을 주는데 한국의 장판에 가까운 쿠션 플로링이 가장 유리하므로 참고하자.

따뜻한 바닥재 순서
쿠션 플로링(장판) > 원목 > 일반 플로링
※9층 이상 규모 패밀리 타입 맨션은 다다미방을 없애는 추세이므로 다다미는 논외로 한다.

2.실내 온도 체크

1번과 비슷하게 실내에 들어왔을 때, 바깥보다 따뜻한 느낌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추운 밖에 있다가 실내에 들어오면 왠만하면 따뜻하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이에 속지 않기 위해서는 간이 온습도계를 준비하자. 내견을 시작할 때 제일 먼저 방 한가운데에 놓아두자.(시계 겸용으로 나오는 것이 꽤 유용하다)
내견을 시작할 때, 마쳤을 때 온도를 사진으로 찍어두자.

대충 체감으로 일본 실내온도 평균은 바깥온도+5도 정도이다. 바깥 온도 10도일때 15도인데...유탄포니 오일히터니 코타츠가 절실한 온도이다.
내견을 마친 시점에서 바람직한 실내온도는 바깥온도+7~8도 이상이다.

3.창가에 맺힌 물방울 체크

집에서 가장 큰 창이 있는 곳을 위주로 창가의 물기를 체크하자.
하나도 없는 게 가장 좋지만 문명의 이기인 페어 유리와 이중창이 일반적이지 않은 일본에서는 바라기 어렵다.

계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12월 하순 기준으로 물방울이 송글송글 쌀알 크기로 맺혀있다면 보통, 흥건하게 물이 흐르고 있다면 NG다. 기억하자. 창가를 흥건하게 흐르는 물의 꽃말은 방 안에서 손이 곱는 추위와 강렬한 곰팡이의 기억이다.

4.볼 수 있는 모든 집을 내견하기

같은 맨션에 깉은 타입의 방이 여러 개 나와 있다면 모조리다 내견을 하자.
시간만 허락한다면 일 없는 카도베야 1층 및 꼭대기층도 내견을 추천한다. 낀집과 번갈아 내견을 하면 흡사 지옥 입구에 들어갔다 나온 것 같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시간이 없다면 낀집만 내견해도 충분하다.
포인트는, 내견을 다니다 보면 같은 낀집인데도 싸늘한 집이 있고 어쩐지 따뜻한 집이 있다. 방바닥을 구석구석 밟아보면 유카당도 아닌데 어딘가에 이상하게 따뜻한 부분이 있다.

그집이 바로 빙고다.
거기가 바로 우리가 찾던 무릉도원이다. 젖과 꿀이 흐르는 아발론이다.

바닥에 온수 배관이 지나가는 집

몇 군데 비슷한 물건들로 내견을 다니다가 발견한 진리인데, 맨션 구조마다 다르지만 온수 배관이 지나가는 라인이 있다.
이런 집은 부분 온돌 효과로 인해 별도의 난방 없이도 겨울 실내 온도 20도 전후로 유지된다.(바깥 온도 10도에도 10- 22도를 유지하는 우리집처럼!)

다만, 고려할 점은 여름이라고 배관이 차가워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여름에 좀더 더울 것을 각오한다면 앞뒤 볼 것 없이 계약하라고 하고 싶다.
어차피 요 10년 사이를 보면 일본의 여름은 끔찍하게 덥고 습해서 여름되는 순간부터 24시간 내내 냉방을 켜야 한다. 더운 건 에어컨으로 어떻게 되지만 추운 건 에어컨만으로 해결이 안 된다.
주의: 그렇다고 벽지가 울거나 칼로 벤 것처럼 튿어진 곳은 안 된다. 온도 변화가 큰 곳이다.


글을 마치면서

겨울철 실내 온도가 낮기로 악명 높은 일본이지만 잘 찾아보면 개중에도 좀더 따뜻한 집은 분명 있다. 비록 바닥에 온수 배관이 지나가는 만도스의 홀을 발견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실망하지 마시라.
(1)편에서 살펴본 조건 중 1-8을 충족하는 집이라면 그렇지 않은 집들에 비해서는 단연 따뜻하리라 장담할 수 있다.
일본에 계신 유학생 및 외노자 여러분이 추운 겨울을 버티는데 조금이라도의 도움이 되었다면 기쁘겠다. 올 겨울 일본 생활도 화이팅!

집을 잘 찾으면 동장군을 무찌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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